연구원 활동


아산정책연구원(원장 함재봉)은 7월 18일(수), 제21회 <아산서평모임>을 개최했다. 주제도서는 함재봉 원장(아산정책연구원)의 『한국 사람 만들기 Ⅱ』(아산서원, 2017)였다. 이번 모임은 제20회 <아산서평모임>에 이어 한국정치외교사학회[회장: 김명섭 교수(연세대학교)]와 공동으로 개최했다. 모임은 정수복 작가의 사회, 저자 함재봉 원장의 발제로 진행됐으며, 김현철 연구위원(동북아역사재단)과 허동현 교수(경희대학교)가 지정 토론을 맡았다. 이날 모임에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서울국제포럼), 유걸 건축가(아이아크), 최종고 교수(서울대) 등 서평위원 40여명이 참석했다.

◈ 함재봉 원장 = “한국 사람은 누구인가?”

함재봉 원장은 “근대사와 관련 있는 재미있는 자료는 많지만 하나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웠다”며, 관련 자료를 연결하여 다섯 가지 담론의 틀(친중위정척사파, 친일개화파, 친미기독교파, 친소공산주의파, 인종적 민족주의파)로 정리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본 저서는 해당 담론들이 어떻게 생성되었고, 어떻게 상호 교류가 되었는가 재구성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고 했다.

저자는 “친일개화파가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것은 훗날 “개화파”로 불리게 되는 극소수의 인사들이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문명개화’를 이루고 있던 메이지 일본을 보고 배우면서부터였다”고 하며, 친일개화파를 설명하기 위해 메이지 유신, 도쿠가와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저술했다고 설명했다. 함 원장은 통시적 사건과 공시적 사건들을 어떻게 섞어야 하는지가 큰 숙제라고 하며, 토론자들이 지적한 문제들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 김현철 연구위원 = “주변 강대국들 사이에서 살아온 한국인들의 삶과 역사를 저자 나름의 시각과 접근방법을 통해 재조명하여 알기 쉽게 쓴 책”

김현철 연구위원은 “일본 메이지 유신의 배경과 주요 인물, 그리고 정한론 등 한국과의 관련 부분을 시기순으로 상세하면서도 드라마틱하게 서술함으로써, 근대 일본의 변화를 생동감 있게 서술한 보기 드문 역작”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위원은 “저자는 친일개화파의 형성 배경과 활동, 그리고 좌절 과정을 당시 조선 내 여러 정치세력 간 대결구도, 청일의 대결구도, 일본 메이지 유신의 영향 등의 큰 틀 아래에서 한편의 드라마처럼 서술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를 통해 친일개화파가 갑신정변을 준비하는 과정과 개혁에 대한 의지, 그러나 조선의 현실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 데에서 느끼는 초조함과 갑신정변 이후 몰락하는 과정에 대한 안타까움을 잘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친일개화파로 구분되거나 그 주변에 있었던 조선의 젊은 개혁 지향적 인물들이 청일전쟁 당시 갑오개혁에 참여하여 일본의 간섭하에 개혁을 시도했으며, 1900년대 초까지도 국내 정치 세력끼리 대립과 연합을 몇 차례 거쳤던 과정이 미처 이 책에서 설명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 허동현 교수 = “근현대 문명전화 주체를 둘러싼 배타적 논쟁에 대한 경종”

허동현 교수는 이 연작의 학문적 중요성이 “근대로의 문명전환을 이끌 주체가 누구였는지를 놓고 1970년대 이래 현재까지 진행 중인, 다른 시각과 관점을 받아들이지 않는, 한국 학계의 배타적 논쟁에 대해 경종을 울린다는 점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저자의 <한국 사람 만들기> 시리즈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형성한 다섯 개의 이상형(친중위정척사파, 친일개화파, 친미기독교파, 친소공산주의파, 인종적 민족주의파)의 ‘담론의 틀’을 추적하지만, 어느 하나를 특정해서 정체성 형성, 문명전환의 주체로 절대시 하거나 규정하려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허 교수는 “메이지 일본을 모델로 한국 사람을 만들려 한 ‘친일개화파’를 갑신정변을 주도한 김옥균을 중심으로 분석하는 데 그친 것이 아쉽다”며, 일본을 모델로 한 한국 사람 만들기는 ‘3일천하’에 그친 갑신정변(1884)보다 갑오경장(1894-95)에서 본격화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본서에서는 후쿠자와 유키치가 갑신정변 발발 이전에는 동병상련의 순수한 호의로 한국의 독립을 지원했다고 보았는데, 이는 후쿠자와가 1881년에 이미 팽창주의 노선으로 전환했다는 최근 연구와 충돌한다”며, 후쿠자와의 한국 독립에 대한 지원과 연민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며 토론을 이끌었다.

자유토론

발제 및 지정토론 후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최종고 교수(서울대학교)는 “진리는 추적해서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합일해서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며, “담론적인 접근으로 한국인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저서의 노력이 인상 깊었고, 저서의 제목인 ‘한국 사람 만들기’처럼 ‘만들기’의 의미가 기대된다”고 했다. 이어 그는 과거의 한국인론을 배제하고 새롭게 나갈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지금처럼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정용화 이사장(코리안드림네트워크)은 “이 책에서 제시하는 친중위정척사파, 친일개화파, 친미기독교파 등의 다섯 가지 담론은 한국 사람의 모델을 밖에서부터 찾고 있다”며, “스스로 모델을 만들려는 노력은 없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정 이사장은 ‘유길준’을 예로 들며, “그는 우리 전통과 서양의 것을 통해 어떻게 새로운 모델을 만들지 주체적인 고민”을 했다며, 이러한 모델도 저서에 담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제21회 <아산서평모임> 세부일정표 및 토론문 (첨부파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