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활동


제17회 <아산서평모임>
아산정책연구원(원장 함재봉)은 11월 29일(수), 제17회 <아산서평모임>을 개최했다. 주제도서는 함재봉 원장(아산정책연구원)의 『한국 사람 만들기 Ⅰ』(아산서원, 2017)이었다. 모임은 정수복 작가의 사회, 저자인 함재봉 원장의 발제로 진행됐으며, 모종린 원장(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이숙인 책임연구원(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지정 토론을 맡았다. 이날 모임에는 김홍우 교수(서울대학교)를 비롯한 서평위원 25여명이 참여했으며, 이번 서평모임에는 대학원 석ž박사과정 학생들 또한 참여하여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함재봉 원장= “한국 사람은 누구인가?”

함재봉 원장은 “어릴 적 받았던 ‘What is a Korean?’이라는 질문이 본 저서의 출발점이었다”고 밝히며, “한국 사람의 인식론, 존재론, 언어가 다른 나라 사람들과 어떻게 다른지 규명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함 원장은 “들여다보면 볼수록 한국 사람의 정체성은 점점 더 규명하기 힘들어졌다”며, “한국 사람이 너무나 다양하고 복잡한 역사적, 정치적, 국제 정치적, 이념적, 문화적, 인종적 배경을 가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저자는 “‘한국 사람’은 진행형”이라며, “‘한국다움’이 무엇인지, 무엇이 ‘한국 문화’인지, 누가 ‘한국 사람’인지에 대한 논의가 친중위정척사파, 친일개화파, 친미기독교파, 친소공산주의파, 인종적 민족주의파 등 다섯 가지 담론의 틀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해당 담론들을 입체적으로 묘사하고, ‘한국 사람’이라는 의미의 망을 분석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함 원장은 <한국 사람 만들기> 시리즈에서는 “‘한국 사람’의 기저를 형성하고 있는 다섯 가지 인간형의 정치적, 국제 정치적, 사상적 배경을 추적하고 있다”며, 큰 틀에서 본 저작의 문제의식과 구성에 관해 이야기했다.

 

모종린 원장= “5가지 모델의 구체적 분파과정과 현 시대에의 적용 가능성에 대한 궁금증”

모종린 원장은 “5가지 한국인 유형이 현재 한국 사회와 정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며, 저자가 제시한 5개 인간형의 충돌로 “현재 젊은이들에게 중요한 정체성”인 ‘세대, 지역, 이념, 국가(헬조선)’를 축으로 하는 갈등을 설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에 더하여 “청년 독자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한국 사람 이해가 왜 중요한지를 처음부터 강조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며, “젊은 층이 한편으로는 민족주의 의식이 강해 보이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국뽕’이란 표현이 보여주듯이 민족주의나 정체성 담론에 적대적이거나 무감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선의 주류 주자성리학파가 어떻게 5개 정파로 헤쳐 모이는지에 대한 체계적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며, 주자성리학파의 다양한 계파 중 어떤 성향의 그룹이 5개 정파의 주축이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과 함께, 분파과정을 보이는 도표가 제시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5가지 모델 중 ‘친일개화파’가 “체계적인 이념적 바탕이 없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지적하며, 일본의 개방과 부국강병 정책을 배우고자 한 친일개화파가 이후 “일본 문화 자체를 흠모한 것 같다”며, “일본 문화의 실체와 매력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숙인 연구위원= “지금 한국인을 구성하는 사유와 습관의 계보학을 깊이 있게 추적한 아주 진지하고 무거운 사상사”

이숙인 연구위원은 “저자는 당대 사람들의 인식과 가치를 정치·경제·사회의 전반적인 맥락 속에서 보도록 하고, 학문적 용어 및 이론까지도 그것이 나오게 된 관계를 통해 접근하여 설명한다”고 평했다. 이 연구위원은 저자의 입체적 설명 방식을 “좁게는 동일한 시공간의 정치사회적 맥락을, 넓게는 과거와 현재의 연속성과 불연속성으로, 그리고 문명권이라는 공간적 확대를 통해 그 작용과 반작용의 추이를 보여주는 방식”이라며 이를 높이 평가했다.

또한 “방대한 지식과 정보를 일정한 방향과 체계로 배치하고 재구성함으로써 논지를 펼쳐간 저자에게서 역사에 대한 균형감과 인간에 대한 따뜻함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송 논쟁에 대한 저자의 분석은 너무 관대하다”며, “한 개인의 정치적 주장이란 과연 자신의 철학에 근거한 것인지, 사심과 편견이란 전혀 없는 것인지, 송시열 송준길을 비롯한 이른바 절의를 주장한 인사들의 진면목을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자유토론

발제 및 지정토론 후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김홍우 교수(서울대)는 “한국의 국사 학자들이 국사 속에 담겨있는 정치성을 제대로 보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하며,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얼마나 어려운 작업을 해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봉 교수(경기대)는 “‘한국 사람 만들기’라고 하면 한국인의 정체성이 어떻게 형성되는가의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5개의 담론이 공시적, 통시적으로 나열되어 있어, ‘한국 사람 만들기’라기 보다는 오히려 ‘한국 사람 부수기’ 같다”고 말했다. 서유경 교수(경희사이버대)는 반면, 본 저서가 “‘Who is Korean’에 대한 책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히며, “우리는 다섯 개의 틀 모두를 담고 있고, 어느 한 쪽으로 규정될 수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다섯 가지 모두가 나의 계보에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서평모임에 참여한 연세대학교 대학원 석ž박사과정 학생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한 학생은 당시 시대 상황에 비추어 ‘친중위정척사파’라기 보다는 ‘친명위정척사파’가 보다 더 정확한 역사적 서술일 것으로 생각되는데, ‘친중위정척사파’라 칭한 이유에 대한 궁금증을 밝혔다. 또 다른 학생은 곧 출간 예정인 2권에 이어질 제 3부, ‘친일개화파’의 내용이 매우 궁금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 제17회 <아산서평모임> 세부일정표, 발제문 및 토론문(첨부파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