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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3일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를 3개월 남기고 만나는 사람마다 그 결과를 궁금해한다. 누가 다음 백악관 주인이 되는지에 따라 세계 역사와 운명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면 세상은 매우 달랐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년간 세계보건기구(WHO),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UNICEF),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파리기후변화협정 등 다자협력체제를 추구하는 갖가지 국제기구와 협약으로부터 미국의 탈퇴를 선언했고, 기존 동맹국들을 조롱하는 반면 적대국으로 삼아 왔던 북한과 정상회담을 두 차례나 했다.

대선 공약만 살펴봐도 트럼프가 제시하는 세계와 민주당의 조 바이든이 만들고 싶어 하는 세계는 매우 다르게 보인다. 트럼프는 기존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반면, 바이든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선호하던 자유무역과 다자협력체제에 대해 더욱 긍정적이며 동맹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는 중국이나 이란 같은 국가들과 새로운 대립 관계를 구성하고 싶어 한다. 그 반면, 바이든은 협력이 가능하다면 그 대상이 중국이나 이란이라도 차별하지 않고 다자협력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민주당 측은 트럼프의 동맹 깎아내리기 외교나 적대국 독재자와의 톱다운식 외교를 배격할 것으로 보인다.

2020 미 대선은 한국에 매우 다른 정책적 함의를 제시하고 있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된 미국의 요구 사항이 한 단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대북정책은 협상 재개나 빅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될 듯하다. 이 사안들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차례 직접 거론한 바 있기 때문이다. 반면, 바이든이 당선된다면 한·미 관계는 더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다자협력체제에 대한 한국의 협조와 참여 그리고 다른 동맹국들과의 관계 관리 등 여러 가지 요구 사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대북정책에 있어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정부들이 선호했던 전략적 인내심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다가오는 미국 대선의 결과는 한국에 매우 중요한 정책적 사안일 것이다. 선거와 관련된 데이터를 살펴보면 현재로썬 바이든이 압도적 우위로 보인다. 모든 주요 경합 주(州)와 전국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이 트럼프보다 높은 지지율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엔 아직 이르다. 코로나19 변수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가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이번 선거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만약 이번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 사태가 더 악화한다면 바이든의 당선 가능성이 커진다. 물론 코로나 사태가 대선 이전에 안정적으로 해소된다면 선거 결과는 다를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지금부터 선거 이전에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기 때문에 미국 대선 또한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예측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 미 대선 결과는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은 선거 결과에 집착할 필요 없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트럼프나 바이든 정부와 대면할 정책적 도전과 해결책을 지금부터라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된 주변국들의 반응과 이에 따르는 한국의 선택 또한 중요한 과제로 남을 것이다. 11월 3일까지는 3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았다.

 

* 본 글은 8월 4일자 문화일보에 기고한 글이며,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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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James Kim
J. James Kim

미국연구센터

J. James Kim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의 미국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며 Columbia University 국제대학원 겸임 강사이다. Cornell University에서 노사관계 학사와 석사학위를 마치고 Columbia University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California State Polytechnic University, Pomona의 조교수(2008-12)와 랜드연구소의 Summer 연구원(2003-2004)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주요연구 분야는 비교민주주의 제도, 무역, 방법론, 공공정책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