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프

1. 미세먼지의 봄을 맞으며

올해 역시 미세먼지 주의보와 더불어 봄이 시작되었다. 미세먼지는 1년 내내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대기오염이다. 그러나, 대기정체가 잦은 3-5월은 대기오염물질을 순환 없이 가두어 놓을 때가 많고, 계절풍이 남서풍을 바뀌면서 중국 내륙으로부터 유입되는 외부오염까지 더해져 일년 중 가장 심한 피해를 가져다 주고 있다. 아울러 봄철에는 외부영향으로부터 기인하는 대표적인 한반도 대기오염 현상인 황사(黃沙)가 동반되면서 한국 사회에서 미세먼지 대기오염 피해에 대한 경각심은 더욱 고조되기도 한다.

황사가 중국과 몽골 지역의 사막과 기후변화에 의한 사막화(desertification) 현상의 심화에 따른 자연재난의 성격을 지니고 있음에 반해서, 미세먼지는 인재(人災)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미세먼지의 발생 근원이 대부분 우리의 산업 활동에 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역시 대표적인 온실가스(GHGs)인 이산화탄소(CO2)와 마찬가지로 화석연료의 사용에 기인하여 배출된다. 대기 중에서 100~300년을 체류하는 이산화탄소와는 달리 미세먼지의 대부분은 단기성 대기오염원(SLCP; Short-Lived Climate Pollutants)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이 차이점이다. 또한, 미세먼지는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온실가스(GHGs)와 함께 대표적인 월경성 대기오염(transboundary air pollution)이다. 국내 대기환경에 영향을 주는 배출원(emission source) 혹은 오염원(pollutant source)이 국내뿐 만이 아니라 국외에도 있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이 국내요인과 더불어 국외의 배출원/오염원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로 인해서, 우리 사회는 오랜 기간 동안 대규모의 오염원을 지닌 중국의 책임을 묻고 있다. 이러한 민심은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중국과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모든 대통령후보자들의 공통된 외교 공약으로 반영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는 “2022년까지 국내 배출량 30% 감축, 미세먼지 나쁨 일수 70% 감축”을 골자로 하는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 (2017.9)>을 발표했다. 정부의 강력한 미세먼지 문제 해결 의지는 중국과의 외교에 있어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간의 협력을 과거보다 높은 우선순위를 지니는 협력 의제로 다루고 있다. 그러나, 과연 중국은 한국의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진정성 있는 한·중 환경협력을 추진할 것이라 기대해도 좋을까? 그 협력은 우리가 바라는 의미 있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을까?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한·중 협력을 위해서 우리는 전략적으로 어떤 노력이 더욱 필요한 것일까?

한국의 미세먼지 문제는 중국의 책임인가?

미세먼지의 피해는 해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미세먼지PM10(입자 지름 10㎛이하의 미세먼지)1의 경우, 오염도는 2012년까지 개선 추세를 보이다가 이후 매년 악화되고 있다. 서울 지역의 PM10 연평균 농도는 2012년 41㎍/㎥에서 2014년 46㎍/㎥, 그리고 2016년 48㎍/㎥로 증가했다. 인체 위해성이 더욱 높아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되어 있는 미세먼지PM2.5(입자 지름 2.5㎛이하의 미세먼지)의 상황은 더 심각해지고 있다. 미세먼지PM2.5의 1~5월 전국 평균 농도는 2015년 28㎍/㎥에서 2016년 29㎍/㎥, 2017년 30㎍/㎥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2015년 연중 72회였던 미세먼지PM2.5 주의보 및 경보 발령 횟수도 2017년에는 92회로 증가했다. 2017년의 경우 일년 365일 중 1/4을 미세먼지 주의보나 경보와 함께 보냈던 셈이다.

미세먼지는 그 형성에 있어서 배출원에서의 직접배출(1차 배출)과 함께,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그리고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등이 미세먼지로 전환되는 오염원에 의한 간접배출(2차 생성)으로 구분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배출원의 직접배출보다는 오염원의 간접배출의 영향이 훨씬 커서, 정부의 분석에 의하면 2차 생성으로 만들어지는 미세먼지는 전체 배출량의 72%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극심한 미세먼지의 피해를 겪고 있는 수도권에서는 경유차(23%)가, 전국적으로는 각종 공장 등 사업장(38%)이 가장 많은 미세먼지를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림1. 한국의 미세먼지PM2.5 배출원 및 오염원 현황 (단위: ton/year)

그림1

미세먼지의 배출원 혹은 오염원은 국내요인과 국외영향으로 구분된다. 미세먼지는 발생 후 그 영향의 범위에 있어서 권역성(locality)을 지닌다. 특히 편서풍이라는 대기의 순환과 관련되므로, 우리나라 미세먼지 대기오염은 중국, 몽골, 그리고 북한의 국외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의 경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그 발생원이 국내인지 국외인지 정확한 측정이나 파악이 어렵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미세먼지의 주요성분인 질산염(NO3-)은 주로 국내의 자동차와 발전소 등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NOX)에 의해 생성되는 반면, 황산염(SO42-)은 국외에서 유입되는 비중이 높은 이산화황과 같은 황산화물(SOX)에 의해 주로 생성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국립환경과학원의 누적 데이터에 기반한 모델 관측과 아울러 한반도의 대기가 정체한 상태에서 미세먼지의 성분들 중 대기 중 체류시간이 짧은 질산염이 황산염보다 많을 경우 국내 배출원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한다. 반대로, 황산염이 질산염보다 많을 경우 국외 배출원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반도 미세먼지 문제를 이해하는 우리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평상시 중국, 북한 등을 포함한 국외영향은 연평균 30~50%, 고농도시에는 60~80%로 추청”하고 있다.2 그러나, 국내 학자들 사이에서도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문제에 있어서의 국내요인과 국외영향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한 분석과 연구결과는 여전히 통일되지 않고 있다. 고농도 미세먼지의 피해가 컸던 지난 2월 중순 당시, 환경부는 중국발 오염물질이 초기엔 57%였으나 이후 공기정체 현상으로 국내오염 비중이 커지면서 38%로 낮아졌다고 분석, 발표했었다. 이는 고농도 미세먼지의 피해일 경우 중국의 영향이 60~80%라는 정부의 기본 입장과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논란을 가져왔었다.

대기환경과 미세먼지를 연구하는 과학자들 사이에도 중국이 끼치는 한반도 미세먼지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에 큰 차이가 있다. 중국에서 생성되는 미세먼지 오염물질의 1/3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으로부터 한국 피해에 대한 중국의 영향은 30% 이하에 지나지 않는다는 분석까지 연구결과의 간극이 크다.3 연구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국내 국립환경과학원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연구팀 중심으로 국내외 80개 기관, 580여명이 참여했던 2016년 한·미합동연구(KORUS-AQ) 역시 명확하게 어느 쪽이 더 큰 원인이라는 것을 밝히기에는 한계를 보였다.

“2차 생성 미세먼지가 주로 국내 오염에 의한 영향을 받는다는 증거가 있으나, KORUS-AQ 조사기간(2016.5.1~6.10) 중 미세먼지 PM2.5의 대기환경기준 초과 사례는 동아시아로부터의 장거리 이동으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이 높을 때 나타났다. 이는 지역 내에서 발생한 오염물질과 풍상측(upwind sources)에서 유입된 오염물질이 최악의 조건을 만들어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조사기간 중 서울올림픽 공원에서 측정된 미세먼지PM2.5의 생성기여율은 국내 52%, 국외 48로 나타났으며, 국외의 경우 중국내륙 34% (베이징 지역 7%, 산둥지역 22%, 상하이 지역 5%), 북한 9%, 기타 5%로 분석되었다.4

조사기간이 중국대륙의 미세먼지 영향이 상대적으로 낮은 초여름이었다는 점, 1년도 아닌 특정 계절 동안 단 한차례의 조사결과로 일반화할 수 없다는 점 등, 이 연구 역시 한반도 미세먼지 배출원/오염원의 국내외 비중을 결론짓기에 한계가 있다. 결국 미세먼지의 생성은 주로 국내요인에 영향을 받지만, 중국대륙으로부터의 국외영향이 더해지면서 대기오염은 악화된다는 점만 확실하게 증명된 셈이다.

국내 혹은 국외의 미세먼지 배출원/오염원에 대한 연구는 지속되어야만 한다. 원인이 파악되어야 그 해결을 위한 방안도 모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세먼지 발원에 대한 연구가 배출원/오염원의 국내외적 비중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는 앞으로도 계속 한계를 지닐 것이며, 바람직하지도 않다. 365일의 날씨가 매일매일 다르듯이 조사기간이나 계절은 물론 하루하루의 변화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더욱이, 그 결과의 해석은 정치적일 수 밖에 없어서, 책임 문제에 대한 논란을 해소하기보다는 논란을 제공하는 계기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 미세먼지 협력 문제에 대해 중국은 우리와 같은 생각일까?

국제관계에서 국가 간의 협력(cooperation)이란 “당사국들이 갈등의 소지를 인정하고 서로가 정책조정을 통해 모두가 기대하고 바라는 행동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라 정의하고 있다.5 국가 간의 관계에서 갈등의 소지를 인정하는 것이 국제협력의 시작이다. 즉, 미세먼지 문제에 있어서 진정한 국가 간 협력의 시작은 자국의 배출원/오염원이 타국의 대기오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는 의미이다. 갈등의 소지를 인정한다는 것은 그 갈등에 대한 책임을 밝히는 것과는 다르다. 만약 협력을 목표로 하는 당사국들이 갈등의 소지를 인정하지 않고 협력의 목적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 협력은 외교적인 수사일 뿐 절대로 자국의 정책 조정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고 기대하는 변화도 이끌어낼 수 없다.

미세먼지 대기오염 문제에 있어서 중국의 배출원/오염원에 기인한 국외영향이 크다는 한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달리, 중국은 자국의 미세먼지 오염원이 한국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자국의 배출원/오염원의 한반도에 대한 영향을 인정하지 않는 중국의 입장은 어쩌면 우리가 예상해야만 했던 당연한 반응이다. 현재 한국의 한·중 미세먼지 문제 협력의도는 양국 중에서 더 큰 미세먼지 배출원/오염원을 지닌 국가를 규명하여 가해국과 피해국으로서 나뉘게 되는 상황으로 전개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2015년 파리협약(The Paris Agreement)을 통해 모든 국가들의 책임과 공헌 의무가 규정되었던 온실가스 감축 국제협력을 미세먼지 문제에서는 기대할 수 없다.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온실가스 배출 문제는 전세계 모든 국가가 가해국인 동시에 피해국인 범지구적(globalized) 성격을 지닌다. 온실가스와 달리 미세먼지 문제는 그 영향이 지니는 권역성(locality)으로 말미암아, 즉 당사국들이 주변국가들로 제한되어 가해국과 피해국이 명확해질 수 밖에 없는 문제의 특성 때문에 절대로 자국을 가해국으로 인정하지 않는 제로섬 게임이 될 수 밖에 없다. 가해국으로서의 인정은 곧 오염국가로서의 국격 하락은 물론이거니와, 환경 관련 국제관습법의 핵심원칙인 “자국 외 환경 피해 예방의 원칙(No Harm Rule)”을 따르지 않아 배상 또는 보상 의무를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1972년 스톡홀름 선언(Stockholm Declaration)의 제21원칙 조항과 1992년 리오 선언(Rio Declaration)의 제2원칙 조항을 통해서  “각 국은 자국의 관할권 내의 활동이 타국의 환경 또는 국가관할권 범위를 벗어난 지역의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조치할 책임이 있음”이 규정하고 있다. 또한 UN국제법위원회(ILC; International Law Commission)의 2001년 <초국경 피해예방 규정안>6이나 2006년 <손실분배에 관한 원칙안>7을 통해서 타국의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끼칠 위험이 있는 경우 예방과 협력 의무를 부과하였고, 이를 위반한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그리고 이를 위반하지 않았을지라도 피해가 발생한 경우 보상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

중국의 입장에서 가해국으로 자인하지 않는 것은 그에 수반될 국제법적 책임 문제를 고려할 때,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만약 지금처럼 중국의 책임을 묻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다면, 한·중 미세먼지 협력은 실질적인 결과를 낳기 힘들다. 실제로 월경성 대기오염으로 인한 국가들 간의 분쟁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거나 합의를 통해서 해결된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하는 산불로 인한 연무(haze) 문제는 인접국가인 싱가포르와 말레이지아는 물론 태국과 브루나이 등에도 심각한 피해를 주는 아시아 지역의 대표적인 월경성 대기오염 문제이다. 오랜 기간을 통해 연무 발생의 원인과 국경을 넘어서는 피해가 증명되었고 외교적 노력을 통해 2002년 <월경성 연무 공해에 관한 동남아국가연합 협정(ATHP)>8을 맺기도 했다. 그러나, 이 협약은 명확한 오염원을 지닌 인도네시아의 책임 문제나 구속력 있는 의무를 밝히고 있지 않아 사실상 이 지역의 연무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월경성 대기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국가 간의 협력은 <미국과 캐나다 간의 대기질에 관한 협정 (AQA)>9을 통한 공동 노력이다. 미국과 캐나다의 가장 이상적인 협력의 모습은 비단 대기환경을 위한 특정한 목표를 위한 결과이기 보다는, 인접국가로서 광대한 자연환경을 공유하는 한편 경제를 비롯 여러 제도적 통합을 배경으로 하는 양국 만의 특별한 관계의 산물이다. 양국은 이미 1900년대 초부터 수질오염에 공동 대처하는 환경협력의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1991년 체결된 대기질에 관한 협정(AQA)은 평가, 통지 및 감축, 공동연구 등을 위한 공동 노력을 가져왔지만, 대기오염과 관련된 환경 분쟁의 해결은 국가적 차원이 아닌 개인 차원에서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을 만큼의 상호신뢰와 제도적 통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의 관계처럼 동의국가(like-minded states)들끼리의 환경협력도 100년 가까운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음을 볼 때, 제도적 통합이 전무하고 양국이 공유하는 가치 체계에도 차이가 있는 한·중 간의 환경협력은 더욱 긴 노력의 시간과 상호신뢰의 경험을 필요로 하고 있다.

3.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중 협력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은?

최근 한국을 찾은 중국의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과의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한·중 사이에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미세먼지 문제를 중요한 외교 문제로 다루었다.10 이에 중국은 한·중 환경협력센터의 조기 출범과 이를 위한 환경장관 간 협력을 포함한 고위급 관계자 회담 제안으로 화답했다. 한·중 환경협력센터는 지난 해 12월 한·중 정상회담 당시 양국 환경장관이 동의했던 사안으로, 이후 설치를 위한 협의는 진척되지 않고 있었다. 양국 미세먼지 문제의 관리를 맡은 주무부처인 환경장관들 간의 회의는 결국 매년 개최되고 있는 한·중·일 3국 환경장관회의(TEMM)의 일환에 지나지 않는다. 이미 오래 전부터 미세먼지를 비롯한 월경성 대기오염 문제는 한·중 간의 외교적 주요의제로 대두되었으나, 국민들이 원하는 미세먼지 감축이라는 실질적인 협력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올 2018년 6월 베이징에 개소할 예정인 한·중 환경협력센터는 그 목적이 대기질의 공동연구인 만큼, 양국의 미세먼지 연구에는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몰라도 정책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계기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금까지의 문제가 양국 간의 협력 채널(channel)이나 플랫폼(platform)의 부재로 인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중 혹은 동아시아의 환경협력 외교의 문제는 제도화(institutionalization)의 문제라기 보다는, 양국의 협력 목표나 의지가 다르고, 협력 플랫폼을 통한 과제나 문제해결을 위한 정책조정이 국내적으로 내재화(internalization)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각 국 환경정책의 최고결정자들의 정례회의인 TEMM의 유명무실한 존재도 이를 증명한다. 1999년 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빠짐없이 매년 열리고 있는 TEMM은 실제로 회의결과로 인한 실효적인 정책 조정의 사례를 찾기 힘든 전형적인 “외교를 위한 외교”로 전락한지 오래다. 2001년 제3차 회의 때부터 황사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는 공식적으로 주요안건으로 등장하였고, 미세먼지와 황사(DSS: Dust and Sand Storm)는 2003년 제5차 회의 때부터 공식 협력의제가 되었다. 2009년 제11차 회의 때부터는 이후 5년 간의 주요협력과제로도 선정되었지만, 그로부터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세먼지와 황사문제 해결을 위한 어떠한 실효성 있는 협력의 결과는 보여주지 못 하고 있다.

지금 현재의 한·중 환경협력 외교가 우리가 바라듯 중국이 책임을 인정하고 국내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계기가 될 만큼의 결과를 가져올 만한 실질적 한·중간의 협력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현재의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중 환경협력이 외교를 위한 외교가 아니라, 상호이익이 되는 실천적인 협력의 결과를 낳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로, 한반도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중 협력은 중국의 책임을 규명하는 것으로 국내요인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국내적으로 미세먼지 배출원과 오염원을 획기적으로 감축할 수 있는 노력이 선행되어야만 상호이익을 도모하는 한·중 협력이 가능해진다. 중국 정부가 자국의 미세먼지 배출원/오염원에 대해서 문제 의식을 지니고 있지 않다면 비난 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중국의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자국내 정책적 의지와 노력은 우리의 것보다 훨씬 더 크고 강력하다. 그에 상응하는 우리의 정책적 노력이 수반되지 않고서는 중국 역시 우리의 협력 의지에 대해 의심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해야만 한다.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의 주요도시들의 미세먼지 문제는 2013년 전세계의 언론으로부터 “대기지옥(airpocalypse)”이라는 평가를 받아야만 했다. 그러나, 2014년 3월 리커창 총리가 전국인민대회에서 “환경오염과의 전쟁(war on pollution)”을 선포한 4년 후, 중국의 대도시들은 평균 32%의 미세먼지 감축이라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11 미국이 1970년 대기오염 방지법(Clean Air Act)을 제정하고 환경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를 설립한 후, 32%의 대기오염 감축을 위해서는 12년 넘게 소요되었던 사실에 비추어 봐도 중국의 미세먼지 감축 노력은 전례 없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미세먼지 감축의 성과는 단순한 정책비전의 선언에 그치지 않은 강력한 정책실현을 통해서 이루어 졌다.12 그 일환으로 2015년 강력한 <환경보호법>으로의 개정과 환경영향평가의 강화가 뒤따랐고,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 주변의 석탄발전소들에 대한 강력한 배출 제한과 천연가스로의 전환 정책, 석탄난방기구 판매나 사용 금지와 자동차 운행금지 정책이 시행되었다. 2016년 중국 정부의 환경보호 위반 단속은 공장 9,976곳의 폐쇄 및 압류와 4,041명의 환경보호 위반 행위자 구속에 이를 만큼 강력했다.13> 2017년 1월에는 건설예정이나 건설 중이던 103개의 석탄발전소 건립계획이 취소되었다. 이는 무려 120GW의 발전설비용량에 달하는 것으로, 이는 원자력발전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될 예정이다. 중국의 강력한 석탄발전 금지 정책은 지난 겨울 석탄사용 금지로 인해 교실보다 따뜻한 운동장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초등학생들의 사진으로 국제적인 뉴스가 되기도 했다.14

그림2. 발전원별 확정 설비용량*)

그림2

한국의 경우,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석탄발전에 있어서 탈석탄 정책기조와는 다르게 오히려 그 설비용량은 증가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수도권 미세먼지의 주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는 경유차량과 관련 정책도 2017년 환경개선부담금을 폐지하는 한편, 낮은 경유가격을 계속 유지하며 경유차량 감소에 적극적이지 않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 역시 그 경제성은 물론이거니와 친환경성과 안전성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져, 보다 전략적인 에너지믹스 정책으로 재고되어야만 한다. 물론 경제 거버넌스가 중국과는 다른 한국이 중국과 같은 강력한 국가주도의 환경정책을 시행하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미세먼지 대기오염의 국외영향이 40~70%로 한국과 유사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일본 동경의 경우 2003년부터의 “경유차 NO 정책”을 통해서 미세먼지 PM2.5 농도를 2002년 27㎍/㎥에서 2015년 13.8㎍/㎥로 획기적으로 개선했던 선례도 있다. 미세먼지 문제를 단지 봄철 한 때의 사회적 이슈로 다루어서는 안 된다. 우리 경제와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미래 전략과 연계하여 국내 경제 및 사회정책 개발에 있어서 보다 높은 우선순위를 부여할 때, 비로서 국경을 넘은 국제협력에서도 상대국에게 진정성을 보여주게 되고 상호이익을 추구하는 협력이 시작될 수 있다.

둘째, 한·중 간 환경 관련부처는 물론 산업 및 에너지 관련부처와 장관들의 협력에서도 미세먼지는 주요의제로 다루어져야만 한다. 국내에서 2017년 대선 과정을 통해 국가적 아젠다로서 미세먼지 문제가 다루어지게 된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적어도 과거보다는 높은 국민적 관심사로 정치나 행정의 영역에서 다루어지게 되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이나 중국 모두 미세먼지 문제의 주무 부처는 환경 관련 부처가 맡고 있으며, 그렇기에 이 문제에 대한 국제협력의 의제들은 TEMM을 중심으로 환경부에 의해 다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환경부의 소관 업무라는 것이 미세먼지의 발생 이후나 직접적인 배출원/오염원의 관리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다. 오히려 미세먼지 배출원/오염원과 관련된 보다 큰 근원적인 정책 책임을 지니는 경제ㆍ산업ㆍ에너지 관련 부처들도 미세먼지 관련 의제에 우선순위를 지니고 정책과 국제협력을 지향해야만 한다.

잦은 동아시아 지역의 정치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동아시아 3개국의 환경 수장들이 만나는 TEMM이 1999년 이후 한 해도 끊이지 않고 개최될 수 있었던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그렇지만, 20년에 가까운 회의를 통해서, 15년이 넘은 대기오염 관련 협력 의제의 발굴과 협력추진 협의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한반도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지 못했던 문제에 대해서도 평가를 받아야만 한다. 보다 근원적인 미세먼지 배출원/오염원과 관련된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TEMM과 더불어, 한·중·일 3국 경제통상장관회의나 3국 과학기술장관회의 등에서도 미세먼지 관련 문제는 우선순위를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야 한다. 산업, 에너지, 기술의 문제가 결국 미세먼지 문제의 근원을 해결할 수 있는 계기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서, 지난 수년 간 한·중 간의 환경협력 중심의제였던 미세먼지 배출원/오염원의 연구 및 실상 조사 등의 한정된 주제에서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미세먼지 배출 및 2차 생성을 저감할 수 있는 기술 협력이나 청정에너지 기술개발 협력 등 각국의 미세먼지 저감 노력에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협력의제들을 우리가 주도하여 개발해야만 한다.

셋째, 한·중 양자외교를 넘어 다자외교와 협력을 통한 월경성 대기오염 문제의 거버넌스 확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한·중 간의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이 반드시 당사국인 한·중 당사국간의 외교적 노력을 통해서만 계기가 마련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반도 미세먼지 문제와 같이 지역적으로 한정된 대기오염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당사국들 간에는 책임소재에 따른 배상 및 보상 문제가 연계되어 있어 협력의 실현에 어려움이 있다. 이럴 경우, 유사한 문제를 지닌 더 많은 당사국들을 포함하여 새로운 국제 거버넌스를 마련함으로써 긍정적인 협력의 계기를 만들 수도 있다.

실제로 1950년대 스웨덴과 영국·독일 간의 산성비를 둘러싼 갈등은 당사국들 간의 문제가 유럽 11개국이 참여하는 <대기오염물질 장거리 이동 측정에 관한 협동 기술 프로그램>15이 계기가 되어 <월경성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에 관한 협정(CLRTAP)>16까지 이르게 되었다. 물론 전술했던 <월경성 연무 공해에 관한 동남아국가연합 협정(ATHP)>와 같이 유명무실한 협정도 있지만, 한·중 간의 미세먼지 협력 외교가 오랜 기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효과를 낳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자외교를 넘어서 다자외교의 외교적 채널 변환도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다자외교 역시 중국의 한반도 미세먼지 영향과 책임에 대한 비난(“name and shame”)이 목적이 아닌, 실질적인 동아시아지역의 월경성 대기오염 거버넌스 확립을 통한 협력을 지향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다자외교의 거버넌스는 양자외교로는 어려운 미세먼지 환경기준을 국제수준으로 개정하도록 유도하는 등의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오는데 훨씬 유리한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다.

표1. 미세먼지PM2.5 환경기준 (단위: ㎍/㎥)

표1

자료: 정부 (관계부처 합동),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 (2017.9.26).
*’18.3.27개정후17

마지막으로, 다자외교 및 협력을 통해 한·중 간의 미세먼지 문제에 더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기 위해 미세먼지 대기오염이 지닌 권역성(locality)을 넘어서는 범국제적인 문제로의 연계와 발상전환이 필요하다. 즉, 한·중 간의 미세먼지 문제와 갈등이 비단 한국과 중국 양국 만의 문제가 아닌 범지구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와 연계하여 다자협력의 가능성을 높인다면, 훨씬 더 제도화된 대기환경 거버넌스를 만들어 갈 수 있다. 긍정적인 것은 미세먼지 문제가 범지구적 관심과 이해를 얻고 있는 기후변화 문제와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오염의 내용이나 명칭에는 차이가 있을지 모르지만, 지역적으로 대다수의 국가들이 연무(haze), 스모그, 산성비, 미세먼지 등 단기성 대기환경오염으로 인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지금까지는 이들 각각의 대기오염이 지역적인 문제 혹은 갈등으로 여겨졌다면,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전지구적 협력을 도모하는 2015년 파리협약 이후 미세먼지를 포함하는 단기성 대기오염원(SLCP)은 기후변화는 물론 대기오염에 대응하는 보건의 차원에서 국제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18

SLCP는 이산화탄소 등의 기체와는 달리 대기에 잔존하는 기간이 짧은 대기오염원으로, 블랙카본(BC; Black Carbon), 메탄(CH4), 수소불화탄소(HFCs), 그리고 대류권/지표면 오존(tropospheric/ground-level ozone) 등을 포함한다. 메탄(CH4)과 수소불화탄소(HFCs)는 주요 6대 온실가스로 분류되어 1997년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 체결 당시부터 이미 국제적 관심을 받아왔다. 이에 반해서, 미세먼지의 주요성분으로 불연소 과정에서 주로 생성되는 블랙카본(BC)19과 2차 생성 미세먼지와 동일한 오염원, 즉 질소산화물(NOX)과 휘발성유기화합물(VOCs)로부터 합성되는 대류권/지표면 오존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큰 관심을 받지 못해 왔다. “슈퍼오염원(super pollutants)”으로도 일컬어지는 SLCP는 기후변화의 주원인인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큰 대기권 온실효과를 야기한다. 블랙카본의 경우 야기하는 온실효과가 탄소에 비해 900배에 달하고 있어, 세계적인 관심이 확대되고 있으며 관리를 위한 거버넌스의 확립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미세먼지PM2.5에만 집중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대기오염원(air pollutant)에 대한 관심을 블랙카본이나 지표면 오존 등 미세먼지를 구성하는 주성분에 대한 국제적 관심으로 확장해야만 한다. 이를 통해 기후변화라는 범지구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거버넌스를 형성해 나가고 있는 국제사회의 관심과 우리가 지닌 한반도의 대기오염 문제를 연계해 나가야 한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등장 이후, 중국은 기후변화와 같은 범지구적 환경 문제에 생긴 리더십의 공백을 책임지는 국가가 되겠다고 선언했고, 실제로 유럽연합(EU)과 더불어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20 중국과의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이 단지 한·중 간의 문제가 아닌 국제적인 거버넌스의 틀 안에서 이루어지게 된다면, 보다 적극적인 중국의 협력을 유도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4. 결 론

지난 3월말 중국 대표 양제츠를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의 미세먼지가 국내적 요인도 있지만 중국 요인도 있는 만큼 한·중 사이에 긴밀한 협력을 원하는 목소리가 국민들 사이에서 높다”고 말했다. 만약 지금까지의 미세먼지 중국 책임론을 벗어나서 보다 실실적인 한·중 미세먼지 협력을 바란다면, “중국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세먼지가 야기하는 환경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는 만큼, 양국 모두가 이 문제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함께 협력하자”라는 말로 협력이 제안되어야만 한다. 중국이 한국의 미세먼지 문제에 영향을 주는 인접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자국 내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은 크게 인식하고 있다는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

한·중 간의 미세먼지 문제의 해결을 위한 협력에 있어서, 그 책임의 비중을 전제로 해서는 안 된다. 환경이나 기후의 피해를 극복하는 실효적인 협력을 위해서는, 책임 유무나 비중을 문제 삼기 이전에 공동의 목표와 협력으로 얻어지는 상호이익이 우선되어야 한다. 국제협력을 도모하려는 과정에서 협력 당사국들 간의 책임 유무의 판정이 전제로 놓여진다면, 결코 실효성 있는 협력으로 나아가기 보다 분쟁의 소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더 크다. 중국과의 미세먼지 문제를 위한 협력을 위해서, 그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것부터 시작하기 보다 양국 모두가 협력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전제로 하는 외교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이다.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실질적인 상호이익을 도모하는 한·중 간의 협력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자신의 미세먼지 관련 국내정책들의 시행에 보다 적극적이어야만 한다. 중국이 우리 대기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미세먼지 발생원을 지닌 국가이며 국제협력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을지라도, 대기오염에 대응하는 강력한 정책적 의지와 시행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 국내정책의 시행에 있어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절실함과 노력을 인정받지 못 한다면, 이미 강력한 환경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우리의 국제협력 요구가 책임의 전가일 뿐이라고 그 의도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자국 미세먼지 대기오염에 있어서 국외 배출원/오염원의 영향이 없는 중국의 입장은 국제협력의 목적이 우리와 다를 수 있고, 그 필요성에 대한 절실함이 우리와 같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결국 한·중 국제협력이 중국의 국내 미세먼지 감축 문제에 어떤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지의 여부 만이 양국의 협력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환경보호 규제기관인 환경부처를 넘어서는 경제, 산업, 에너지, 통상, 기술과학 담당 부처들 간의 교류와 협력이 미세먼지 발생원의 근원적인 감축을 가져오는 더욱 실질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미세먼지 대기오염 문제를 한·중 양국 간의 갈등 문제에서 범국제적인 거버넌스의 관리 하에 놓이도록 하는 다자외교와 다자협력에 대한 노력과 관심도 더욱 필요하다. 이는 한반도 미세먼지 대기오염 문제가 지니고 있는 권역성을 탈피하여, 동의(like-minded) 국가들의 협력구도로써 중국과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한편, 중견국가로서 국제적 의제를 주도하여 우리의 국제적 위상도 함께 얻을 수 있는 가장 긍정적인 외교 전략이기도 하다.

한반도 미세먼지 문제를 다룸에 있어, 지금까지는 중국과의 협력보다는 중국의 책임론에 치중해 왔고, 여전히 다수의 여론은 중국의 책임을 묻고 있다. 국내요인과 국외영향의 비중을 증명하는 정확한 수치를 얻을 수 있게 되고 중국와 우리의 책임의 경중을 따질 수 있다고 할 지라도, 그 책임의 여부가 협력으로 반드시 이어진다고 볼 수 없다. 지금까지 양국 간의 환경 갈등이 책임소재를 밝히는 것 만으로 해결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 한반도 미세먼지 문제에 있어서 중국 내륙의 배출원/오염원의 영향을 무시하거나 책임에 면죄부를 줄 필요는 없다. 그러나, 한·중 간의 미세먼지 문제의 해결을 위한 협력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중국 책임론에서 벗어나 보다 전략적이고 외교적인 접근으로 대기오염의 완화와 감소에 실질적인 효과를 도모하는 것이 결국 우리에게도 이득이라는 점을 인식해야만 한다.

 

본 문건의 내용은 필자들의 견해로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1.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PM10은 ‘미세먼지’, PM2.5는 ‘초미세먼지’로 불러 왔으나, 국제기준에 따르면 ‘초미세먼지’는 PM1.0(입자 지름 1.0㎛이하의 미세먼지)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2017년 3월 국제기준에 부합하도록 PM10은 ‘부유먼지’, PM2.5는 ‘미세먼지’로 공식명칭을 변경하였다. 그러나 2017년 11월 우리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환경부는 공식명칭의 변경 발표를 취소하였다. 2018년 3월 환경부는 <환경정책기본법>이나 <대기환경보전법>의 법개정을 통해 ‘미세먼지 PM10‘과 ‘미세먼지 PM2.5’로 공식 명칭의 변경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 2. 대한민국 정부 (관계부처 합동),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 (2017.9.26).
  • 3. 중앙일보, “미세먼지 논란. 중국 탓일까, 국내오염 탓일까” (2018.2.13).
  • 4. 국립환경과학원, ·미 협력 국내 대기질 공동조사(KORUS-AQ) 예비 종합보고서 (KORUS-AR Rapid Science Synthesis Report), 인천: 국립환경과학원, 2017.
  • 5. Robert Keohane, After Hegemony: Cooperation and Discord in World Political Economy,” Princeton, NJ: Princeton University Press; pp. 51-55
  • 6. Draft Articles on Responsibility of States for Internationally Wrongful Acts (2001).
  • 7. Draft Principles on the Allocation of Loss from Transboundary Harm arising out of Hazardous Activities (2006)
  • 8. ASEAN Agreement on Transboundary Haze Pollution (2002).
  • 9. Agreement between the Government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and the Government of Canada on Air Quality (1991).
  • 10. 연합뉴스, “문 대통령 ‘미세먼지 중국 요인 있다.” 양제츠 ‘환경협력 노력’” (2018.3.30).
  • 11. Michael Greenstone and Patrick Schwarz, Is China Winning Its War on Pollution? Air Quality Life Index Update (March 2018), Chicago: Energy Policy Institute at the University of Chicago.
  • 12.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환경보호부, 국가에너지국 등 3개 중앙부처는 2014년 9월 <석탄 화력발전, 에너지절약 및 오염 감축ㆍ개선을 위한 행동계획>을 수립하였으며,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2020년까지 탄소원단위배출을 2005년 대비 40~45% 개선하는 목표를 설정한 <기후변화대응계획 (2014~2020)>을 발표하였다.
  • 13. 경향신문, “미세먼지 시대, 법·처벌 강화한 중국, 단기 대책에 집중한 한국” (2018.4.1).
  • 14. 중앙일보, “중국 초등학생들이 한겨울 운동장으로 나와 공부하는 이유” (2017.12.6).
  • 15. Cooperative Technical Program to Measure the Long-Range Transport of Air Pollution (1972).
  • 16. Convention on Long-Range Transboundary Air Pollution (1979).
  • 17. 환경부는 지난 3월 미세먼지PM2.5 환경기준을 주요 선진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강화하여, 일평균 기준을 현행 50㎍/㎥에서 35㎍/㎥로, 연평균 기준을 현행 25㎍/㎥에서 15㎍/㎥로 낮추었다. 이에 따라 미세먼지PM2.5 일평균 예보 기준은 물론, 주의보 및 경보의 기준도 강화하였다. 환경일보, “미세먼지 환경기준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 (2018.3.20).
  • 18. WHO, Reducing Global Health Risks through Mitigation of Short-Lived Climate Pollutants, Geneva: World Health Organization, 2015.
  • 19. 미국 환경청(EPA)은 블랙카본(BC)을 “미세먼지(PM)를 구성하는 성분 중 가장 강력하게 빛을 흡수하는 성분이며 미세먼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대기오염을 야기하는, 주로 석유, 석탄 등의 화석연료나 나무 등의 불완전연소에 의해 발생하는 그을음(soot)을 지칭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US EPA, Report to Congres s on Black Carbon: Executive Summary (2012); and US EPA, Black Carbon Research, https://www.epa.gov/air-research/black-carbon-research.
  • 20. 연합뉴스, “트럼프 ‘아메리카 퍼스트’에 中 패권욕망 꿈틀꿈틀” (2017.10.15); 한겨레, “지구 미래 외면한 트럼프… 미국 중심 국제실서 흔들” (201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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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정
최현정

연구부문 / 글로벌거버넌스센터

최현정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으로 기후변화와 지속성장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다. 청와대 녹색성장기획관실 선임행정관(2010-2013) 및 국정기획수석실 행정관(2008-2010)을 역임하였고,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연구위원(2008), IT전략연구원(現 한국미래연구원) 연구위원(2006), 일본 동경대학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2003-2004), 공군사관학교 국방학과 교수요원(1995-1998)도 역임하였다. 주요 연구분야는 기후변화, 녹색성장, 신성장동력, 동아시아 발전주의 국가 모델과 산업정책, 국가미래전략, 개발원조 등이다. 연세대학교 국제대학(UIC)에서 비전임교수로 강의를 하고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Green Growth for a Greater Korea: White Book on Korean Green Growth Policy, 2008~2012 (Seoul: Korea Environment Institute, 2013)가 있다.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 학사와 정치학 석사, 미국 Purdue University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