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프

들어가며

‘외국인 200만 명 시대’, ‘다문화 사회의 도래’, ‘제노포비아(xenophobia) 극복’ 등을 다룬 언론 보도는 한국 사회의 인구학적 변화를 절감하게 한다. 평소 주변에서 외국인을 접하는 것이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며, 대한민국이 ‘단일민족 국가’라는 말은 이제 옛말처럼 들린다.1 특히, 2000년대 많은 외국인이 국내로 들어오면서 한국 사회는 빠르게 다문화 사회로 이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예멘 난민 500여명이 제주에 입국하면서 불거진 논란으로 이민자, 외국인에 대한 한국인의 관심은 높아졌다. 예멘 난민의 수용을 반대한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한 달 동안71만 4,875명이나 참여했다.2 일각에서는 난민에 대한 근거 없는 가짜 뉴스(fake news)와 악의적 편견이 확산되면서 강한 반(反)이민 정서가 조성되기도 했다. 이주 노동자, 난민 등에 대한 혐오 분위기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존재했다.

그러나 이와 달리, 지난 10월 초 고양 저유소 화재의 단초가 된 풍등을 날린 스리랑카 출신 노동자에 대해서는 동정 여론이 형성됐다. 인근 초등학교 행사에서 날아온 풍등을 주워 호기심에 날렸다가 대형 화재의 빌미를 제공한 이주 노동자보다는 위험 시설인 저유소 관리에 소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감독 책임자와 소방서에 신고하지 않은 초등학교에 더 큰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이주 노동자에 대한 혐오 정서를 고려하면 의외의 반응이었다.

물론 두 사례에서 드러난 외국인에 대한 시각 차이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유럽 등지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난민 문제, IS 등 테러단체로 인해 형성된 이슬람에 대한 인식과 이제는 익숙해진 이주 노동자에 대한 태도 등이 차이를 낳았다고 할 수 있다.

결혼 및 노동을 통한 이민이 나날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인종, 문화, 국적 등에 의거한 차별은 한국 사회가 극복할 문제임에 틀림 없다. 향후 관련 제도가 아무리 잘 갖춰진다 하더라도 사회 문화적으로 자리잡은 인식은 심각한 차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이슈브리프는 외국인 통계, 여론조사 결과 등을 이용해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변화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을 분석했다.3

 

다문화 사회로의 진입

법무부 외국인 정책 통계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2016년 최초로 200만 명을 넘어섰다. 1998년 30만 명에 불과했던 국내 체류 외국인은 2000년대 초 가파르게 증가해 2007년 100만 명을 돌파했다. 2005년을 제외하고 1998년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난 외국인은 최근 들어 증가세가 더 뚜렷했다. 100만 명을 넘어선 2007년 이래 9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2017년에는 약 218만 명으로 인구수로 광역자치단체 중 8번째에 해당하는 충청남도 인구(211만 명)보다 많았다.

전체 인구(주민등록인구통계) 대비 국내 체류 외국인의 비율을 보더라도 외국인의 유입은 늘고 있다. 1998년 0.66%에서 2000년(1.03%) 최초로 1%대를 돌파했고, 외국인 100만명 시대를 연 2007년에는 2.16%로 2배 이상이 됐다. 2017년에는 4.2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한국 사회를 ‘단일민족 사회’로 보는 시각을 무색하게 하는 것으로 한국 사회가 다인종·다문화 사회로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표 1]에 제시된 외국인 통계에서 주목할만한 변화는 2002년까지 국내 체류 외국인의 절반도 되지 않았던 장기체류자(91일 이상 거주) 비율이 2003년(67.8%)을 기점으로 최근까지 70%를 상회했다는 점이다(2014년 76.7%→ 77.3%→74.7%→2017년 72.6%). 여행 등 단기 체류가 아닌 국내에 장기간 체류하는 외국인의 증가세가 2000년대 초부터 분명해진 것이다. 이는 2004년 고용허가제와 2007년 방문취업제 도입으로 중국 동포의 국내 체류가 늘었고, 취업 및 결혼 이민자와 외국인 유학생 등이 함께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표 1. 시기별 국내 체류 외국인4 (단위: 명, %)

표1_시기별 국내 체류 외국인

 

다문화 사회 변화에 대한 인식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한국인은 평소 외국인을 얼마나 자주 접하고 있을까?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평소 외국인을 자주 접한다고 한 비율은 40% 내외로 낮지 않았다(최소 39.7%, 최고 44.2%). 그래서인지 외국인에 대한 심리적 장벽도 높지 않았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외국인에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최소 73.3%(2011년), 최고 84.1%(2015년)로 대다수의 한국인이 외국인에 거부감을 표시하지 않았다. 2017년에는 83.6%였다. 응답에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social desirability bias)’이 작용했다 하더라도 이는 상당히 높은 수치라 할 수 있다.


표 2. 한국인의 외국인 노출 수준 관용5 (단위: %)

표2_한국인의 외국인 노출 수준 및 관용

또 다수의 한국인은 다문화 가정의 증가를 긍정적으로 봤다. 실제로 70% 내외의 응답자는 다문화가 다양한 인적 구성으로 한국 사회의 장기적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다문화가 사회 불안을 높여 사회 통합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본 비율은 30% 내외로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2011~17년 기간 소폭의 등락을 보였지만, 다문화 가정의 증가가 한국 사회에 긍정적일 것이란 전망은 다수를 차지했다.

그림 1. 다문화가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6 (단위: %)

그림1_다문화가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

그럼에도 한편에선 외국인 혐오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다문화 인식 개선을 위해 많은 정책적 노력을 하고 있지만, 차별의 시선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외국인 혐오는 온라인에서 더 두드러지는데, 주로 ‘세금으로 외국인을 돕는다’, ‘외국인이 일자리를 뺏는다’, ‘내국인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 ‘외국인 범죄가 증가해 불안하다’ 등의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한국인의 의견을 알아보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부정적 진술문을 제시하고, 각각에 얼마나 동의하는지 물었다. [표 3]에 제시된 결과에 따르면, 부정적 진술문에 동의하지 않거나 응답을 유보한 비율이 대다수였다.

먼저 ‘외국인의 유입으로 한국인의 일자리가 위협 받고 있다’에 동의한 비율이 20% 후반으로 세 질문 중에 비교적 꾸준히 높았다. 2012년 이후 최소 26.2%(2017년), 최고 28.5%(2015년)는 외국인의 유입으로 인해 일자리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 사회 가치, 사회 적응 측면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에 동의한 비율은 그보다 낮았다. ‘외국인이 한국 사회 가치를 어지럽힌다’에 동의한 비율은 20% 내외(최소 15.7%, 최고 22.3%)였고, ‘외국인은 한국 사회 적응 노력이 부족하다’에 동의한 비율은 20% 초·중반에 분포했다(최소 20.7%, 최고 27.2%). 늘어난 외국인이 한국 사회를 위협하고 사회의 중요 가치를 변질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었다.

위 결과로만 보면, 외국인에 대한 한국인의 편견이나 부정적 의견이 지나쳐 보이지는 않는다. 오랜 기간 단일민족 국가라는 틀 안에서 살아온 한국인으로는 최근의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는 편으로도 볼 수 있다.

표 3. 시기별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 진술문에 동의한 비율7 (단위: %)

표3_시기별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_진술문에 동의한 비율

 

다문화 인식의 현 주소: 인종·민족적 배타성

2014년 본원에서 출간한 다문화 관련 이슈브리프는 외국인에 대한 한국인의 이중성을 주요 결과로 보고했다. 이 경향은 2017년 조사에서도 여전했다. 표면적으로 한국인은 외국인에 대해 호의적인 것으로 보였지만 외국인의 출신, 인종 등에 따라 다른 태도를 보였다. 다음에서는 이민자를 여러 층위로 나누는 단서를 포함한 문항에 대한 한국인의 응답을 분석했다.8

먼저 자녀가 외국인과 결혼하는 상황을 가정한 후, 자녀의 결혼을 허락할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을 분석했다([그림 2] 참조). 응답지는 ‘외국인 여부는 문제되지 않는다’, ‘조건부(소득/직업/인종, 출신국가에 따라)로 허락할 수 있다’, ‘외국인과의 결혼은 허락할 수 없다’로 구분했다. 외국인 여부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 비율은 2010년 28.9%에서 2017년 41.9%로 13% 포인트 증가했다. 반면에 외국인과의 결혼을 허락할 수 없다는 응답은 2010년 28.4%에서 2017년 17.8%로 감소했다. 한국인의 외국인에 대한 관용(tolerance)이 다소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외국인의 소득, 직업, 인종, 출신 등에 따라 결혼을 허락할 수 있다는 조건부 의견도 40% 내외로 유지됐다. 외국인에 대한 관용이 과거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외국인을 인종, 출신 등의 조건으로 판단하는 경향도 지속된 것이다.

림 2. 자녀가 외국인과 결혼하는 것에 대한 의견9 (단위: %)

그림2_자녀가 외국인과 결혼하는 것에 대한 의견

자녀가 외국인과 결혼하는 것에 대한 응답자의 의견은 연령대별로 엇갈렸다([표 4] 참조). 외국인 여부가 문제되지 않는다는 의견은 20대 55%, 30대 50.7%로 젊은 층이 상대적으로 개방적 태도를 보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외국인과의 결혼을 허락할 수 없다는 의견은 50대, 60세 이상 연령대에서 높은 편이었다(50대 20.3%, 60세 이상 30.2%). 이에 대해 고령층은 여전히 보수적 성향을 보인 것이다.

추가로 외국인 배우자의 조건을 소득·직업, 출신·인종으로 나눠 연령대별 의견을 분석했다([표 4] 참조). 전체적으로 외국인의 소득·직업, 출신·인종에 따라 결혼을 허락할 수 있다는 응답은 각각 20.9%, 19.4%로 비슷했다. 연령대별로는 젊은 층은 경제력(소득, 직업)에 따라 결혼을 허락할 수 있다고 한 응답(20대 24.4%, 30대 25.6%)이 많았다. 반면, 60세 이상 고령층은 상대적으로 출신이나 인종을 중요한 조건으로 봤다(60세 이상 28.8%).

표 4. 자녀가 외국인과 결혼하는 것에 대한 연령대별 의견10 (단위: %)

표4_자녀가 외국인과 결혼하는 것에 대한 연령대별 의견

다음으로 출신지역별로 이민에 대한 태도를 살펴봤다. 여기서도 한국인의 차별적 포용성이 드러났다.11 앞서 외국인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고 답했던 한국인도 출신지역에 따라 다른 수준의 관용적 태도를 보였다. 이민자의 출신지역을 북미(미국, 캐나다), 유럽(영국, 프랑스), 동북아(중국, 일본), 동남아(필리핀, 베트남), 중남미(멕시코, 브라질), 아프리카(이집트, 나이지리아), 중동(이란, 시리아)으로 나눠 이민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민에 대한 한국인의 평가는 이민자가 북미, 유럽 등 서구 선진국 출신일수록 긍정적이었다. 이와 달리, 한국인은 개발국이라 할 수 있는 중남미나 아프리카 출신 이민에는 부정적이었다. 부정적 의견은 각각 40%, 49.8%로 중남미, 아프리카 지역 출신의 이민을 부정적으로 봤다.

한국인이 가장 부정적으로 본 이민은 중동지역으로부터의 유입으로, 2016~17년 각각 68.1% 66.7%로 매우 높았다. 중동에서 연상되는 이슬람, 무슬림 등에 대한 편견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부정적 의견이 낮았던 북미(21.9%)나 유럽(22.1%) 출신 이민에 비하면 약 3배 또는 그 이상 높은 수치이다. 부정적 인식이 두 번째로 높았던 아프리카 지역(49.8%)보다도 15% 포인트 이상 높았다.

그림 3. 외국인 출신지역별 이민에 대한 인식: 부정적 의견12 (단위: %)

그림3_외국인 출신지역별 이민에 대한 인식_부정적 의견

출신지역에 따른 이민에 대한 차별적 인식은 연령대별로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표 5] 참조). 60세 이상은 외국인의 출신지역과 관계없이 이민을 부정적으로 봤다. 그 중에서도 중남미(53.6%), 아프리카(75.6%), 중동(81.7%)지역으로부터의 이민은 절반 이상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20대와 30대는 외국인의 유입을 가장 긍정적으로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젊은 층 사이에서는 선진국에 대한 선호가 뚜렷했다. 북미와 유럽에 대한 거부감이 가장 낮았고, 중동 이민자에 대한 거부감이 가장 높았다(최소: 북미 15.8%, 14.7%; 최고: 중동 57.4%, 60.7%).

이는 앞서 자녀가 외국인과 결혼하는 상황을 가정한 조사 결과에서 고령층이 외국인의 출신·인종을 중요한 조건으로 본 결과와 일맥상통했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60세 이상은 이민에 있어 출신지역 등의 조건을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삼았고, 중남미, 아프리카, 중동지역 출신의 이민에 대한 연령대별 부정적 인식은 다른 지역에 비해 더 큰 차이를 보였다. 즉 연령대가 높을수록 이민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었는데, 외국인의 출신지역이 제3세계일수록 부정적 인식은 더 큰 폭으로 늘었다.

표 5. 연령대별 외국인 출신지역별 이민에 대한 부정적 인식 (단위: %)

표5_연령대별 외국인 출신지역별 이민에 대한 부정적 인식

 

정부 정책과 지체된 다문화 인식

한국 사회 다문화 담론은 서구 국가들에 비해 짧은 기간 동안 논의되면서 충분한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 다문화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도 2000년대 다문화 사회 및 다문화주의에 대한 정부 정책이 발표되면서 본격적으로 형성됐다. 당시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으로 인종, 민족 등을 기준으로 한 차별과 편견이 사회 문제로 부상하면서다. 이를 계기로 한국인은 다문화주의 가치의 수용을 정치적으로 올바른 것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국인의 다문화 수용성은 장기화되고 있는 국내 경기 침체, 외국인 범죄로 인한 위협, 유럽의 난민문제와 반(反)이민 정서 등의 영향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 범죄 관련 보도는 세간의 주목을 받았고, 국내 여론은 외국인 집단 전체를 비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도 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실업난, 사회 양극화로 일자리, 복지 등에서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주민에 대한 불만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는 유럽에서 난민 유입으로 이주민 수용 문제가 정치적으로 중요한 쟁점이 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외국인에 대한 태도가 과거 인권 차원에서 이민자를 시혜의 대상으로 본 온정주의로부터 이들을 복지수혜자, 경쟁자로 보는 냉소주의로 바뀌고 있는 점은 다문화 수용성이 약화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다문화주의에 대해 순진한 인식을 갖고 있던 한국인이 외국인의 유입을 보다 현실적으로 바라보게 된 것이다.13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다문화 정책은 정책의 비일관성, 계몽적 홍보, 전시성 정책, 시행 기관의 중복 및 비체계성, 서구 다문화 정책의 성급한 수용에 따른 문제, 한국의 다문화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적 기반과 실천적 대안의 부재 등으로 비판 받고 있다.14 예를 들면,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과 한국문화 적응 프로그램은 외국인의 한국 사회 조기 정착을 지원하는 데 그치고 있다. 또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다문화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다문화 축제 등은 일회성 이벤트의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다문화 정책에 동화주의, 다문화주의가 혼재하면서 정책의 지향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그 동안 이주민(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정책 서비스와 관련 예산이 크게 늘었지만, 한국 사회 내 인종적 편견과 외국인 차별이 개선되지 않은 이유로 볼 수 있다. 또 한편으로는 대중매체를 통해 재현되는 외국인의 부정적 이미지가 그들에 대한 한국인의 그릇된 인식을 재생산, 강화한 측면도 있다. 유색 인종, 동남아 출신 이민자, 중국동포(조선족) 등의 이미지는 여전히 부정적으로 묘사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정부의 진단과 대응이 단기적, 단순 홍보에 그치면서 한국인의 다문화 인식에는 일종의 착시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겉으로는 외국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것으로 보였지만, 외국인에 대한 한국인의 차별은 여전했다.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여성, 다문화가정 자녀 등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역차별 논란에 휩싸이면서 ‘다문화 피로감’ 또는 ‘다문화 혐오’로 이어지고 있는 현상은 이를 반증한다.

저출산·고령화로 적극적 이민정책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고, 다문화 사회로의 이행이 불가피하다는 측면에서 정부는 외국인을 편견 없이 수용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결혼 이민자, 이주노동자와 지역주민 사이의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더 활성화시켜야 한다. 이주적응, 교육, 고용, 문화, 복지 등으로 나뉘어 있는 다문화 정책도 일관된 정책적 지향을 갖도록 해야 하며 외교부, 법무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등 분야별로 시행되고 있는 정부 정책을 총괄하는 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다.

 

나가며

많은 외국인이 한국 사회로 유입되면서 외국인에 대한 거리감은 많이 사라졌다고 답한다.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일방적 거부감을 표출하는 것이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는 공감대도 한국인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한국인은 겉으로는 외국인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했지만, 속으로는 외국인을 차별하고 있었다. 외국인의 유입을 경제적 위협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고, 상당수의 한국인은 외국인을 출신, 인종 등에 따라 다르게 평가했다. 열린 사회를 지향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여전히 차별적 태도를 갖고 있었다.

제주 예멘 난민 이슈가 불거졌을 당시 한국갤럽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 연령대 중 20대가 난민 수용에 가장 부정적이었다.15 세계화와 넓혀진 해외 여행의 기회로 외국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여겨지는 20대에서 난민을 강제 출국 조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 경향은 이들의 이민자에 대한 차별적 태도와 일맥상통한다. 나아가 더 개방될 미래를 살아갈 젊은 층의 태도가 배타적이라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난민 문제로 야기된 사회 갈등을 해소하고, 장기적으로 이민자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유입되는 외국인이 자국민에 짐이 된다는 인식을 버리고, 이들이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돕는 제도를 갖춰야 한다. 과거 정부가 외국인의 문화적 독자성과 다양성을 지지하는 국제인권조약을 비준 한 만큼, 이를 지키기 위한 실질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16 한국인의 다문화 감수성을 개선할 섬세한 접근법을 적극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아산 연례조사 조사개요

2010

조사대상: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2,000명

표집오차: 95% 신뢰구간에서 ±2.19% 포인트

조사방법: 개별방문 면접조사

조사기간: 2010년 8월 16일~9월 17일

실사기관: 밀워드브라운 미디어리서치

2011

조사대상: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2,000명

표집오차: 95% 신뢰구간에서 ±2.19% 포인트

조사방법: MMS(Mixed-Mode Survey)- 전화면접조사, 온라인조사

조사기간: 2011년 8월 26일~10월 4일

실사기관: 엠브레인

2012

조사대상: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500명

표집오차: 95% 신뢰구간에서 ±2.5% 포인트

조사방법: 유선/휴대전화 RDD로 응답자 패널구축 후, 온라인 조사

조사기간: 2012년 9월 24일~11월 1일

실사기관: 밀워드브라운 미디어리서치

2013

조사대상: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500명

표집오차: 95% 신뢰구간에서 ±2.5% 포인트

조사방법: 유선/휴대전화 RDD로 응답자 패널구축 후, 온라인 조사

조사기간: 2013년 9월 4일~9월 27일

실사기관: 밀워드브라운 미디어리서치

2014

조사대상: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500명

표집오차: 95% 신뢰구간에서 ±2.5% 포인트

조사방법: 유선/휴대전화 RDD로 응답자 패널구축 후, 온라인 조사

조사기간: 2014년 9월 1일~9월 17일

실사기관: 밀워드브라운 미디어리서치

2015

조사대상: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500명

표집오차: 95% 신뢰구간에서 ±2.5% 포인트

조사방법: 유선/휴대전화 RDD로 응답자 패널구축 후, 온라인 조사

조사기간: 2015년 9월 2일~9월 30일

실사기관: 밀워드브라운 미디어리서치

2016

조사대상: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500명

표집오차: 95% 신뢰구간에서 ±2.5% 포인트

조사방법: 유선/휴대전화 RDD로 응답자 패널구축 후, 온라인 조사

조사기간: 2015년 9월 9일~10월 14일

실사기관: 밀워드브라운 미디어리서치

 2017

조사대상: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200명

표집오차: 95% 신뢰구간에서 ±2.8% 포인트

조사방법: 유선/휴대전화 RDD로 응답자 패널구축 후, 온라인/전화/FAX 조사

조사기간: 2017년 10월 19일~11월 14일

실사기관: 칸타 퍼블릭

 

본 문건의 내용은 필자들의 견해로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1. 역사적으로 전쟁, 정복, 이주, 교류, 이산 등으로 인종과 민족이 섞이므로 한 민족이 순수혈통과 단일문화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기서는 국내에서 이데올로기적으로 민족의식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된 ‘단일 민족국가’라는 용어가 최근의 인구학적 변화로 어색해졌다는 점을 뜻한다.
    김기홍. 2012. 한국의 다문화사회 실현을 위한 이론적 연구. 민주주의와 인권, 12(3), 445-486.
  • 2. 청와대. 2018.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제주도 불법 난민 신청문제에 따른 난민증, 무사증입국, 난민신청허가 폐지/개헌 청원’.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269548
    지난 10월 17일,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에 대한 심사 결과(2차)를 발표한 정부는 난민 신청자 484명 중 단 한 명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1-2차 심사를 통해 362명에 대해서는 인도적 체류를 허가했다.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은 예멘인은 1년 동안 국내에 머무를 수 있고, 체류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 3. 2014년 본원은 한국인의 다문화 인식을 분석한 아래의 이슈브리프를 출간한 바 있다.
    김지윤·강충구·이의철. 2014. 닫힌 대한민국: 한국인의 다문화 인식과 정책. 이슈브리프. 서울: 아산정책연구원.
  • 4. 법무부. 2017.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연보. 통계청(e-나라지표). http://www.index.go.kr/potal/stts/idxMain/selectPoSttsIdxSearch.do?idx_cd=2756
    1998~2017년 전체 인구는 통계청(KOSIS)의 주민등록인구통계 자료(12월)이다.
  • 5. 출처: 아산정책연구원 연례조사(조사기간: 2011~2017년).
  • 6. 출처: 아산정책연구원 연례조사(조사기간: 2011~2017년).
  • 7. 출처: 아산정책연구원 연례조사(조사기간: 2010~2017년).
  • 8.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답하는 응답자의 편향(bias)을 배제하기 위해 출신, 인종 등의 단서를 외국인에 대한 태도를 묻는 문항(질문, 응답지)에 포함했다.
  • 9. 출처: 아산정책연구원 연례조사(조사기간: 2010~2017년).
  • 10. 출처: 아산정책연구원 연례조사(조사기간: 2017년).
  • 11. 2014년 발간한 이슈브리프는 이민자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를 출신국가별(중국, 일본, 미국, 필리핀, 나이지리아)로 분석했다.
  • 12. 출처: 아산정책연구원 연례조사(조사기간: 2016~2017년).
  • 13. 윤인진. 2016. 다문화 소수자에 대한 국민인식의 지형과 변화. 디아스포라연구, 10(1), 125-154.
  • 14. 황경아·이인희. 2018. 다문화 담론 지형의 변화와 언론의 재현: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의 다문화 관련 기사분석을 중심으로. 다문화사회연구, 11(1), 85-119.
  • 15. 한국갤럽. 2018. 데일리 오피니언 제 314호(2018년 7월 2주). 서울: 한국갤럽. http://www.gallup.co.kr/gallupdb/reportContent.asp?seqNo=937.
  • 16.이규용·김기선·정기선·최서리·최홍엽. 2015. 이민정책의 국제비교. 연구보고서 2015-06. 한국노동연구원. 312-313.
    자유권 규약 제 27조는 “종족적, 종교적 또는 언어적 소수자들이 존재하는 국가에 있어서는 그러한 소수자에 속하는 사람들에게 그 집단의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그들 자신의 문화를 향유하고, 그들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고 실행하거나 또는 그들 자신의 언어를 사용할 권리가 부인되어서는 안 된다.”로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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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김지윤

연구부문

김지윤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의 여론연구프로그램 선임연구위원이다. 주요 연구분야는 선거와 재정정책, 미국정치, 계량정치방법론 등이다. 주요 연구실적으로는 “Cognitive and Partisan Mobilization in New Democracies: The Case of South Korea”(with Jun Young Choi and Jungho Roh, forthcoming, Party Politics), “The Party System in Korea and Identity Politics” (in Larry Diamond and Shin Giwook eds. New Challenges for Maturing Democracies in Korea and Taiwan. 2014. Stanford University Press), “기초자치단체에서 사회복지비 지출의 정치적 요인에 관한 연구” (이병하 공저 의정연구, 2013), 『국회의원 선거결과와 분배의 정치학』 (한국정치학회보, 2010), 『Political Judgment, Perceptions of Facts, and Partisan Effects』 (Electoral Studies, 2010), 『Public Spending, Public Deficits, and Government Coalitions』 (Political Studies, 2010) 등이 있다.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UC 버클리대학에서 공공정책학 석사를, 미국 MIT대학에서 정치학 박사를 취득했다.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지냈다.

강충구
강충구

연구부문

강충구는 아산정책연구원의 선임연구원이다.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사회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화문화아카데미에서 객원연구원으로 "정책소통지수 개발" 연구에 참여했고, 연구 관심분야는 양적연구방법, 조사설계, 통계자료 분석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