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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은 한반도의 미래를 결정할 진실의 순간을 맞게 될 것이다. 북한은 6자회담 9·19 공동성명에 있는 ‘북한의 비핵화’가 아닌, 그간 숨겨온 ‘조선반도의 비핵화’ 즉, 핵 군축 주장을 노골화할 것이다. 그 결과 강도 높은 대북제재가 유지되며 북한의 경제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고, 미·북 갈등의 골이 깊어지며 군사적 긴장도 찾아올 수 있다. 새해를 전망하며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싶지만, 아쉽게도 안보 환경은 그 반대다. 북한은 고위급 대화에 나오지 않으면서 제재 해제만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대화 재개를 위해 제재의 단계적 해제 가능성과 인도적 지원을 시사했지만, 북한은 요지부동이다. 어제 조선중앙통신은 북한만의 비핵화는 있을 수 없고 주한미군까지도 포함한 비핵화를 해야 한다는 억지주장을 내놓았다.

사실 북한이 이렇게 나올 줄 몰랐던 것은 아니다. 그간 우리와 북한이 생각하는 비핵화가 같은 개념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우려가 수없이 제기됐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무시했고, 실체가 없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을 신뢰했다. 북한은 이 기회를 살려 중국, 러시아, 동남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복원했고, 이제는 북한을 다시 고립시키려 해도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북핵 위협의 당사자인 한국은 애초에 중재자나 중개자가 될 수 없었다. 그런데도 웬일인지 제3자를 자처하며 미국과 북한 사이에 섰다. 하지만 이마저도 9·19 평양 공동선언 이후 제재 해제 문제에서 북한 편을 들기 시작하면서 그 역할을 잃어버렸다. 정부의 북한 편들기는 결과적으로 미국의 신뢰를 잃고 중재자 역할을 스스로 저버린 패착이 됐다.

이러한 배경에서 내년도 북핵 협상 시나리오를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비핵화 협상이 잘 진행되고 경제제재가 해제돼 남북교류도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는 상황이다. 핵을 포기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결단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지만 아직까지 그 징후가 없다. 대화 기조를 유지하되 성과가 없는 현재 상황이 지속될 수도 있다. 북한은 실질적 비핵화를 거부하고, 미국 또한 별다른 해법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이라도 막고자 하는 것이다. 현재로는 가능성이 가장 큰 시나리오다. 미·북 고위급 대화 없이 정상회담을 통해 불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저한 신고와 검증을 포기하고, 그 반대급부로 북한은 미국 내 여론 무마를 위해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거나 장거리미사일을 포기하는 것이다. 북한의 핵물질 보유량을 추적할 방법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누군가에게는 최상이지만 우리 다음 세대를 북한의 핵 인질로 만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트럼프의 변심이 전제돼야 하는데, 그 가능성은 크지 않다.

군사적 긴장 시나리오도 예측 가능하다. 미국은 3월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하며 대화 기조를 이어갈 것이다. 하지만 성과가 없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8월 군사훈련은 예년 수준으로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 이때 북한이 장거리미사일 실험을 통해 그간 실패했던 대기권 재진입기술을 입증한다면 한반도 정세가 크게 출렁일 것이다. 가능성은 성과 없는 대화 쪽이 높지만, 나쁜 합의와 군사적 긴장 쪽에 방점을 두고 대비해야 한다. 특히 대북제재 효과로 북한 경제상황이 악화되며 고조될 김정은 정권의 불만, 그리고 그 반작용으로서의 군사적 긴장 고조에도 대비해야 한다. 지금대로라면 내년 상반기 말 한반도 위기설이 다시 등장할 수 있다.

 

* 본 글은 12월 21일자 문화일보에 기고한 글이며,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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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철
신범철

안보통일센터

신범철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선임연구위원으로 재직중이다. 1995년 국방연구원에서 연구활동을 시작한 이래 국방연구원 국방정책연구실장(2008), 국방현안연구팀장(2009), 북한군사연구실장(2011-2013.6) 등을 역임하였다. 신 박사는 국방부장관 정책보좌관(2009-10)과 외교부 정책기획관(2013.7-2016.9)을 역임하며 외교안보현안을 다루었고, 2018년 3월까지 국립외교원 교수로서 우수한 외교관 양성에 힘썼다. 그 밖에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실, 국회 외통위, 국방부, 한미연합사령부 등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였다. “북한군 시크릿 리포트(2013)” 및 “International Law and the Use of Force(2008)” 등의 저술에 참여하였고, 한미동맹, 남북관계 등과 관련한 다양한 글을 학술지와 정책지에 기고하고 있다. 신 박사는 충남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을 수료하였으며, 미국 조지타운대학교에서 군사력 사용(use of force)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